오랑주리 미술관의 재개관이 관심을 끄는 것은 오랑주리를 ‘파리의 보석’으로 불리게끔 만든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회화 ‘수련’ 시리즈 8점이 있기 때문이다. 오랑주리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다른 인상주의 회화는 공사 기간에 세계를 순회하며 전시됐다. 하지만 ‘수련’ 작품들은 박스로 봉한 상태로 1927년 처음 설치된 벽에 그대로 걸어둬 소음과 먼지투성이의 건물 속에 갇혀 있었다.
모네는 ‘수련’을 많이 그렸고 ‘수련’은 오르세 미술관과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등에도 있지만 오랑주리 미술관의 것이 최고로 꼽힌다. 우선 크기부터 다르다. 높이 2m의 그림을 나란히 이으면 총너비가 91m에 이를 정도이다. 또 한방에 있는 4점은 해뜰 때, 다른 방에 있는 4점은 해질 때의 모습을 담고 있다. ‘수련’이 전시된 공간은 본래 작품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자연채광을 차단한 곳이었으나 이번 공사로 모네가 의도했던 대로 자연채광을 받아들여 하루 중 빛의 강도에 따라, 또 계절에 따라 다른 분위기의 수련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모네는 1914년부터 노르망디 주 지베르니의 화실에서 수련을 그리기 시작해 1926년 86세로 죽을 때까지 계속 그렸다. 이듬해 8점의 그림이 오랑주리 미술관 내의 타원형으로 설계된 2개의 방에 나눠 설치됐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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