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예수가 던진 말이다. 상대는 바로 막달라 마리아다. 그녀는 부활한 예수를 처음 목격한 사람으로 성경에 기록돼 있다. 밀리언셀러 ‘다빈치 코드’를 토대로 한 동명의 영화가 예수의 부인으로 설정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화 ‘다빈치 코드’는 개봉 첫 주말 3일간 전 세계적으로 총 2억24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려 사상 두 번째 흥행실적을 거뒀다.
▽성경 속 묘사=막달라 마리아는 신약성경에 13차례 등장한다. 하지만 예수의 부활 뒤에는 더 나오지 않는다. 관련 정보가 너무 적다.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와 12제자를 섬기는 데 쓴 돈의 출처나 남편이 없는 점이 특히 궁금한 부분이다. 막달라는 고향의 이름이다.
시사주간 뉴스위크 최신호(29일자)는 막달라 마리아가 복음서 저자들에게는 ‘성가신 여자’였다고 지적했다. 여자를 믿지 못할 존재로 여겼던 로마시대에 복음을 전하면서 부활한 예수를 처음 본 사람이 여자라는 점을 강조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외경(外經)의 강조=예수 사후 약 90년에 쓰인 마리아복음 등 영지주의 외경들은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를 따르는 무리들 중 으뜸이었다고 강조했다. 영지주의(靈智主義·Gnosticism)는 주로 헬레니즘 철학과 동방종교, 유대교의 영향을 받은 기독교 초기의 철학적, 종교적 운동. 이른바 ‘최초의 이단’으로 취급된다. 외경에는 “예수에 관해 숨겨진 일들을 내(막달라 마리아)가 너희에게 드러내리니”라는 구절이 있다고 뉴스위크는 소개했다.
또 도마복음에는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6제자 중 한 명으로 돼 있다. 그녀만큼 중요한 제자가 사도행전에서 사라진 이유는 수제자 베드로의 질투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마복음에서 베드로는 “마리아에게 우리를 떠나라고 하소서”라고 예수에게 간청한다.
▽역사적 변화=막달라 마리아가 부활한 예수를 만지지 못한 점은 이후 ‘육신의 부활인가, 영혼의 부활인가’라는 논쟁을 불러왔다. 결국 영지주의는 이단이나 쾌락주의로 몰려 지하로 숨어들어갔다.
교황 성 그레고리오 1세는 591년 막달라 마리아가 창녀였다고 강론했다. 누가복음에 나오는 ‘죄인 여자’를 근거로 한 것이었다. 이후 1400년 가까이 막달라 마리아는 매춘부로 낙인찍혔다. 1988년에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녀를 ‘사도들의 사도’라고 격상시켰다.
뉴스위크는 ‘다빈치 코드’의 저자 댄 브라운이 빌립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입맞춤’을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현대적 키스로 잘못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영지주의에서 입맞춤은 영적 진리를 전달하는 순결한 행동이다.
뉴스위크는 “어딘가 묻힌 외경들이 발굴될 때까지 막달라 마리아는 계속 신비의 인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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