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일왕의 치세를 찬미하는 기미가요의 가사를, 침략전쟁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바꾼 개사곡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키스미(Kiss Me)’라는 이름의 개사곡은 기미가요 가사와 발음이 비슷한 영어 가사로 돼 있다.
예컨대 개사곡의 첫 줄은 ‘Kiss me, girl, your old one’으로 일본식 발음으로는 ‘키(스) 미 가(루) 유아 오(르도) 와(ㄴ)’이 된다.
▶[도깨비뉴스]'KISS ME' , '기미가요' 원곡 듣기
괄호 속 부분을 약하게 발음하고 ‘your’를 ‘요’로 빨리 발음하면 기미가요의 도입부 가사 ‘키, 미, 가, 요, 오, 와’와 똑같아진다.
개사곡의 영어가사는 함축적이어서 일반인이 그 뜻을 알기 어렵지만 기미가요 제창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다양한 일본어 해석을 붙여 배포하고 있다.
‘히노마루(일본의 국기)·기미가요’에 대항하는 네트워크는 개사곡을 일본군위안부와 관련시켜 해석했다.
일본 소녀가 전후보상소송을 제기한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로부터 역사의 진실을 접하고 이역만리 차가운 동굴 속에서 고향의 달을 그리워했을 일본군위안부의 원통함에 공감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한 웹사이트는 개사곡이 “기미가요를 강요당한 사람들의 저항의식을 지탱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일부 일본 지도층의 군국주의 미화 발언을 케케묵은 거짓말이라고 꼬집고 있다.
거짓말로 꼽은 것들은 ‘일본군위안부는 상행위였다’, ‘철도 건설 등 식민지에 좋은 일도 해줬다’, ‘난징대학살은 없었다’ 등.
이 밖에 개사곡을 ‘국가가 살인을 강요했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한 노래’라고 해설한 웹 사이트도 있다.
일본 정부는 히노마루와 기미가요가 침략전쟁의 상징이라는 비판 여론을 무시하고 1999년 8월 정식 국기와 국가로 채택했다.
도쿄(東京)도교육청 등은 입학식과 졸업식 때 일어서서 기미가요를 제창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이를 거부하는 교사들을 무더기로 징계하고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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