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증시 '신의 손' 신화 막 내리다…무라카미 법위반 구속

  • 입력 2006년 6월 5일 17시 33분


4000억 엔이 넘는 펀드를 운용하며 일본 증시에 '신의 손'으로 군림해온 무라카미 요시아키(村上世彰·47) 씨의 신화가 막을 내렸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5일 증권거래법 위반(내부자거래) 혐의로 무라카미를 구속했다.

무라카미 씨는 이날 오전 검찰 출두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의는 아니지만 프로 중의 프로가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이상 업계를 떠나는 것이 옳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2004년 9월∼2005년 1월 벤처기업 라이브도어가 니혼방송의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일 것이라는 계획을 알면서 니혼방송 주식 193만주를 사 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무라카미펀드는 라이브도어 측이 니혼방송 지분을 35% 이상 취득한 뒤 보유주식을 매각해 10억 엔이 넘는 차익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통산성 관료출신인 무라카미 씨는 1999년 증권업계에 뛰어들어 경영권이 취약한 기업들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뒤 주가가 오르면 되파는 방법으로 높은 수익을 올려 왔다.

그는 매수대상이 된 기업의 경영에도 적극 개입하는 등 '할말 하는 주주'를 자처해왔다.

무라카미 씨는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33) 전 라이브도어 사장 및 미키타니 히로시(三木谷浩·41) 라쿠텐 사장과 함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시도를 통해 보수적인 일본 재계를 뒤흔들어온 3인방으로 꼽힌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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