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회 세계신문협회(WAN) 총회가 110개국 1700여 명의 언론인이 참석한 가운데 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막됐다.
이날 크렘린 궁전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개빈 오라일리(영국 인디펜던트지 회장) WAN 회장은 개막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언론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행사 축하차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옆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오라일리 회장은 “‘미스터 프레지던트’가 제 얘기를 건설적으로 받아들여 주기 바란다”며 “국내외에선 러시아 정부가 언론을 조종하거나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내 곤혹스럽다는 표정을 짓던 푸틴 대통령은 답사를 통해 “지난해 147개의 신문 잡지가 새로 등록하는 등 언론 자유가 보장돼 있다”며 “러시아 상황은 소비에트 시절보다 굉장히 발전했다”고 말했다.
WAN 회장과 주최국 대통령의 설전은 지난해 서울 총회에서도 벌어졌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언론의 자유만큼 책임이 중요하고 언론권력 남용을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신문법을 옹호하자, 오라일리 회장은 “(신문법에서) 신문사의 시장 점유율을 제한해 독자가 신문을 선택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비상식적”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모스크바=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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