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법사위원회는 6일 이 같은 ‘낯선 주제’를 놓고 청문회를 열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말 사망한 신디케이트 칼럼니스트 잭 앤더슨 기자의 유품 중 200상자 분량의 자료를 압수하겠다고 나서면서 유가족과 다툼을 벌여 왔다.
의회 전문채널인 C-SPAN 방송이 이날 밤 녹화 중계한 청문회에서 FBI는 언론탄압이 아니라 ‘오늘의 수사’에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스라엘 로비스트의 불법 행위를 수사하기 위해서라는 것.
FBI 리처드 콜코 수사관은 “유품 속에 ‘비밀(secret)’ 또는 ‘보안필요(confidential)’ 도장이 찍힌 정부문서가 포함돼 있다”고 확신했다.
이번 청문회는 앤더슨 기자의 화려한 특종 경력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쿠바의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를 암살하기 위해 마피아를 고용했다’거나 ‘1972년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당시 미국은 파키스탄을 지원했다’는 내용을 특종 보도했다. ‘미, 파키스탄 지원’ 기사로 그는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 밖에 에드거 후버 전 FBI 국장이 마피아와 연계됐다거나, 워터게이트 배심원들의 대화 내용을 담은 비밀 녹음테이프를 입수했다는 기사도 그의 작품이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그를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고 평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부음기사에서 “한때 그의 신디케이트 칼럼은 미국의 1000개 신문에 실렸다”고 그의 위상을 평가했다.
이 같은 명성에 비해 그의 취재 방식은 베일에 가려 있었다. 미 언론은 “불만에 찬 이상주의적 중하위 공무원을 통한 ‘자료 입수’ 능력이 그의 자산”이라고 평가해 왔다.
증인으로 나온 앤더슨 기자의 아들인 케빈 변호사는 “ABC 방송이 오래전 방송했듯이 아버지는 후버 전 국장이 버린 정보를 활용해 왔다”고 말했다.
알렌 스펙터 법사위원장은 “FBI 국장이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그런 문서들이 당신이 보관 중인 박스에 담겨 있느냐”고 물었다. 방청석에선 가벼운 웃음이 터졌다.
케빈 변호사는 “하도 자료가 많아서…”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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