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은 지난달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육성 테이프에서 “9·11테러에 가담한 19명에게 내가 직접 임무를 부여했다”며 미국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자카리아스 무사위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변호’했다.
빈 라덴의 육성 메시지는 1, 3월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여전히 건재한 데다 최근 들어 더욱 테러를 선동하는 데 열성적인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을 비롯한 서방 정보기관들은 여전히 그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해 말 “우리도 (그의 행방을) 모른다”며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의 외딴 곳에 있을 것이라는 추정만 할 뿐”이라고 실토했다.
다만 미국 정보 관계자들은 “힘을 잃고 고립돼 있다”고 말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못 잡는 게 아니고 안 잡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사이에선 서로 빈 라덴 체포에 미온적이라며 공방을 벌이는 지경이다.
랑긴 다드파르 스판타 아프가니스탄 외교장관은 지난달 “빈 라덴이 현재 파키스탄에 은신해 있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그를 체포할 수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타스님 아슬람 파키스탄 외교부 대변인은 즉각 “그는 아프가니스탄에 있을 공산이 크고 그의 체포에 미온적인 국가가 있다면 그것은 아프가니스탄”이라고 반박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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