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톨레랑스를 고민하다

  • 입력 2006년 6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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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치러진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대학입학자격시험) 철학 논술 시험에서 문화의 다원성에 관한 문제가 정면으로 다뤄졌다.

지난해 이민자 소요사태를 거치면서 사회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랑스 사회의 위기의식이 시험에까지 반영된 셈이다.

이날 경제 계열의 논술에는 ‘문화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는가’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과학 계열에서도 ‘특정 문화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제시됐다.

다른 나라에서도 관심을 갖는 시험답게 이번에도 여러 심오한 논제들이 제시돼 수험생들을 괴롭혔다.

문학 계열 논술 주제로는 ‘우리는 타인에 대해서만 의무를 갖나’ ‘시간으로부터 도피하려는 것은 가능한 일인가’가 출제됐다. 경제 계열에서는 ‘진실보다 행복을 추구하는 게 올바른 선택인가’라는 문제가, 과학 계열에서는 ‘경험이 모든 것을 입증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제시됐다.

일반, 기술, 직업 분야로 구분돼 치러지는 올해 바칼로레아에는 64만여 명이 응시했다. 시험관과 채점관으로 14만 명이 동원됐으며, 비용이 4000만 유로(약 480억 원)에 이르는 국가적 행사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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