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2006 독일 월드컵’ G조 첫 경기인 한국과 토고전의 경기 결과를 전한 중국 선양(瀋陽)만보의 기사 제목이다.
2002년 월드컵대회 때와 달리 한국의 승리를 바라보는 중국 언론의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 ‘심판의 불공정 판정 덕’ ‘이긴 것을 부끄러워하라’는 등 4년 전의 비아냥거림은 찾아볼 수 없다.
신화(新華)통신 등 중국 언론은 이날 일제히 한국의 승리를 전하면서 “한국의 승리는 아시아의 첫 승”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신화통신은 특히 축구단평(短評)을 통해 “한국의 승리는 일본과 이란이 참패한 뒤 때 맞춰 나온 승리로 ‘아시아 축구의 존엄성을 지킨 승리’였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토고는 2002년 월드컵에서 4위를 기록한 한국 선수들의 풍부한 경험을 이겨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중국의 누리꾼들 역시 예전과 다른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장지룽(張吉龍)이라고 이름을 밝힌 누리꾼은 중국의 인터넷 종합검색사이트인 신랑(新浪)에 올린 글에서 한국이 0-1로 뒤지고 있다가 뒤늦게 2-1로 승리한 점을 지적하며 “한국 선수의 투지력은 정말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고 칭찬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날 경기가 벌어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경기장은 완전히 한국 붉은악마의 독무대였다”며 한국 축구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승리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한편 일본의 주요 신문들도 이날 ‘한국, 토고에 역전승’ 등의 제목으로 한국의 승리 소식을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월드컵 특집면 4개면 중 1개면을 한국-토고전에 할애하고 “2002년 월드컵 4강의 실력을 증명한 경기였다”고 평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특히 일본이 전날 호주에 역전패한 사실을 거론하며 “라이벌 일본이 역전패한 데서 자극받은 듯 한국은 거꾸로 역전승을 거뒀다”고 평하며 한국의 승리를 부러워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체육면 1개면을 할애한 관련 기사에서 “한국은 전반에는 단조로운 공격을 폈으나 후반 안정환이 투입되면서 공격 리듬이 살아났다”며 일본 프로리그에서 활약해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안정환의 역할에 특히 주목했다.
한편 일본 언론매체들은 호주에 역전패한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듯 이날도 신문마다 1개면 전체를 할애해 일본 대표팀의 패인을 꼼꼼히 분석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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