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무원 지원자 급감

  • 입력 2006년 6월 15일 17시 45분


일본의 경기가 빠른 속도로 살아나면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학생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

일각에서는 설비투자와 소비 등 경제 전반이 과열 양상을 보였던 1980년대 후반 거품경기 때와 비슷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국가공무원시험 지원자는 고위직인 1종(법률 경제 행정직)이 전년보다 13.6%, 하위직인 2종이 22.6% 줄었다.

도쿄(東京)도 23구의 지방공무원 사무직 지원자도 12% 감소했다.

이에 대해 중앙관청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경영여건이 좋은 기업으로 학생들이 대거 입사하는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일본 인사원 담당자는 "민간기업들이 일정을 앞당겨 4월부터 채용을 내정해두는 사례가 많다"면서 "취직이 내정된 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을 포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지원자는 줄어드는 반면 베이비붐세대인 단카이(¤塊·덩어리라는 뜻) 세대가 내년부터 무더기로 퇴직하게 돼 일부 지자체의 신규 채용 수요는 오히려 크게 늘고 있다.

자격시험 및 취직전문학원인 W세미나의 집계에 따르면 도쿄도 사이타마(埼玉)현 지바(千葉)현 가나가와(神奈川)현 등 수도권 4개 지자체의 사무·행정직 채용수요는 35% 늘었다.

일본에서 공무원 지원자 수는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거품경기 시절에는 공무원 지원자가 많지 않았으나, 1990년대 초반 거품이 꺼지자 지원자가 급증한 바 있다.

하지만 공무원 지원자 감소 원인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주도하는 공무원 개혁으로 돌리는 시각도 있다.

'관(官)에서부터 민(民)으로', '작은 정부' 등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구호가 학생들로 하여금 공무원 지망을 기피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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