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최신호(7·8월호)는 하버드대 스티븐 월트, 시카고대 미어샤이머 교수의 글을 실었다. 이 글은 올해 3월 영국에서 발행된 ‘런던 리뷰 오브 북스’에 실렸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홈페이지에 실렸던 것을 재구성한 것이다.
미국 외교정책은 철저히 국익을 고려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현실주의자(realist) 학파’ 소속인 두 교수의 주장은 이랬다.
“이스라엘은 냉전시대 소련의 중동지역 팽창을 막는 전략적 가치를 더는 지니지 않고, 오히려 9·11테러 이후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단결을 불러온 부담스러운 존재가 됐다. 또 이스라엘은 민주주의 국가이긴 하지만 자국 내 아랍인을 차별하고, 팔레스타인 사람을 힘으로 누르는 ‘문제투성이 민주국가’다. 그렇다면 왜 미국이 이스라엘에 이렇게 매달릴까. 이스라엘의 미국 내 로비 때문이다.”
실제로 워싱턴 로비의 본산인 K스트리트에서 이스라엘 로비의 위상은 압도적이다. 2005년 내셔널 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미-이스라엘 공무위원회(AIPAC)는 전국총기협회(NRA)에 이어 두 번째로 로비자금을 많이 썼다. 미국 내 유대계 인구의 비율은 2%에 불과하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연간 30억 달러(1인당 500달러꼴)를 원조해 왔고, 유엔이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결의안을 채택하려 할 때마다(1982년 이후 32차례) 반대했다.
반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중동특사로 일했던 데니스 로스 워싱턴중동정책연구소 국장은 “이스라엘 로비의 영향력은 크지만, 미국 정부가 미국의 국익을 해쳐가며 이스라엘을 편들지 않았으며, 이란에 대한 미국의 압박도 이스라엘 이익보다는 중동의 핵확산 방지가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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