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는 23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상담역으로 물러앉은 오쿠다 회장의 후임에 조 후지오(張富士夫·68) 부회장을 선임했다. 와타나베 가쓰아키(渡邊捷昭) 사장은 유임됐다.
오쿠다 전 회장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리더십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바탕으로 일본 경제계를 주물러 왔다.
그는 도요타의 일본시장 점유율이 43%에서 37%로 급락한 1995년 8월 사장에 취임한 뒤 도요타의 ‘대기업 병(病)’에 메스를 들이댔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간부들을 한직으로 몰아내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로 승부를 걸었다.
국내용 신차 모델의 디자인 결정에서 생산까지 걸리는 기간은 1995년 18.9개월에서 12개월로 줄었다. 도요타의 올해 자동차 생산계획은 906만 대로 세계 1위 등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3월 결산에서는 5년 연속 최고치에 해당하는 1조3000억 엔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도요타라고 해서 마냥 잘나가는 것만은 아니다. 도요타는 지난해 188만 대를 리콜했다. 이는 일본시장의 신차판매 대수 171만 대를 웃도는 수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국적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해 왔지만 해외 생산거점 52곳 가운데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는 13명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도요타의 새 경영진이 오쿠다 노선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도요타는 물론 일본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