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씨 모자 상봉, 가족이 만난 것은 좋은 일이지만…”

  • 입력 2006년 6월 28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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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이뤄진 김영남 씨 모자의 재회에 대해 일본 매스컴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관심의 초점은 북한이 1994년 사망한 것으로 발표한 납치 피해자 요코타(橫田) 메구미(실종 당시 13세) 씨에 대한 정보에 모아졌다.

이날 오후 5시 경부터 각 방송은 현장에서 보내진 재회 장면을 요코타 씨 부모의 표정과 함께 비춰주며 보도했다.

어머니 사키에(早紀江·70) 씨는 재회한 가족이 부둥켜안고 우는 장면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나 소감을 묻는 질문에 "복잡한 생각이 든다"며 "이 모든 것이 연극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 만난 것은 좋은 일이지만 납북자를 이산가족이라며 자기 나라에서 만나게 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김영남 씨가) 저런 상황에서 진실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아버지 시게루(滋·73) 씨는 "납치 문제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시각이 조금 다르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 힘을 합쳐 가족들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북한 당국이 김영남 씨와 딸 은경 씨의 입을 통해 요코타 씨가 사망했다고 언급하게 함으로써 납치 문제 종결을 선언하려는 계산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협의회(상임부회장 니시오카 쓰토무)'는 이날 2002년 9월 북한 당국이 평양을 방문한 일본 정부 조사단에게 맡긴 요코타 부처 앞 김철준 씨 명의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전국협의회는 "편지에서 '1993년 병으로 메구미를 잃게 되는 불행이 닥쳐왔다'는 대목이 나온다"며 "김영남 씨가 실제로 이 편지를 쓴 것이라면 이는 북한 치하에서 납북자의 발언은 진실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며, 쓰지 않은 것이라면 북한 측이 당시 가짜 편지를 일본 대표단에 맡긴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요코타 씨의 사망시기에 대해 당초 93년이라고 했다가 94년으로 정정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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