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자산가들이 ‘미국발(發) 기부 열풍’에 속속 동참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뮤지컬계의 ‘미다스 손’ 앤드루 로이드 웨버 씨가 ‘작은 버핏’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웨버 씨는 최근 소장하고 있는 피카소의 작품 ‘앙헬 페르난데스 데 소토’를 팔아 연극과 예술을 위한 기금을 마련할 계획임을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이 1일 보도했다.
웨버 씨는 “버핏 씨 같은 거액 기부자는 못 될지 몰라도 피카소의 걸작을 팔아 작은 버핏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웨버 씨는 만드는 작품마다 흥행을 기록해 세계 뮤지컬계의 대부로 인정받는 작곡가.
웨버 씨는 1995년 1800만 파운드(약 313억 원)에 이 작품을 구입할 당시 “나를 완전히 사로잡은 걸작”이라 극찬하면서 “지금이 내 인생의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의 현재 예상가는 3300만 파운드(약 574억 원). 그러나 최근 피카소의 그림은 가격을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경매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2004년 ‘파이프를 든 소년’이 1억400만 달러, 올봄 초상화 ‘도라 마르’가 9500만 달러에 낙찰됐다. 모두 예상가의 2배를 넘겼다.
피카소는 1899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데 소토를 처음 만난 뒤 같은 스튜디오를 쓰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 이후 데 소토가 여자들을 불러 파티를 자주 열기 시작하자 피카소는 “내가 가장 정력적으로 작업하는 밤 시간이 방해받는다”면서 스튜디오를 떠났다. 하지만 데 소토가 1938년 스페인 내전에서 사망할 때까지 둘은 친구로 지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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