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式 거액기부’ 불붙다

  • 입력 2006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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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계의 ‘미다스 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세계에 던진 충격은 컸다.

세계 각국의 자산가들이 ‘미국발(發) 기부 열풍’에 속속 동참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뮤지컬계의 ‘미다스 손’ 앤드루 로이드 웨버 씨가 ‘작은 버핏’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웨버 씨는 최근 소장하고 있는 피카소의 작품 ‘앙헬 페르난데스 데 소토’를 팔아 연극과 예술을 위한 기금을 마련할 계획임을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이 1일 보도했다.

웨버 씨는 “버핏 씨 같은 거액 기부자는 못 될지 몰라도 피카소의 걸작을 팔아 작은 버핏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웨버 씨는 만드는 작품마다 흥행을 기록해 세계 뮤지컬계의 대부로 인정받는 작곡가.

그가 1986년에 만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지금까지 110개국에서 1억 명 이상이 관람한 세계 최다 공연 뮤지컬이 됐다. 1981년 만든 ‘캐츠’는 20년이 넘게 180여 개 도시에서 공연돼 3억8000만 달러의 공연 수입을 올렸다. 그가 11월 8일 크리스티 경매에 내놓을 예정인 그림은 피카소가 우울한 감정에 빠져 작품 활동을 하던 청색시대(1901∼1904년)의 대표작으로 1903년 친구 데 소토의 초상을 그린 것이다.

웨버 씨는 1995년 1800만 파운드(약 313억 원)에 이 작품을 구입할 당시 “나를 완전히 사로잡은 걸작”이라 극찬하면서 “지금이 내 인생의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의 현재 예상가는 3300만 파운드(약 574억 원). 그러나 최근 피카소의 그림은 가격을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경매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2004년 ‘파이프를 든 소년’이 1억400만 달러, 올봄 초상화 ‘도라 마르’가 9500만 달러에 낙찰됐다. 모두 예상가의 2배를 넘겼다.

피카소는 1899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데 소토를 처음 만난 뒤 같은 스튜디오를 쓰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 이후 데 소토가 여자들을 불러 파티를 자주 열기 시작하자 피카소는 “내가 가장 정력적으로 작업하는 밤 시간이 방해받는다”면서 스튜디오를 떠났다. 하지만 데 소토가 1938년 스페인 내전에서 사망할 때까지 둘은 친구로 지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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