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시는 행사기간에 안 의사 기념관을 정식으로 개관하고 사진 전시회를 갖는 등 안 의사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 열린 1회 한국주간 행사에서는 안 의사 추모 행사가 전혀 없었다.
하얼빈 시는 4일 오전 하얼빈 다오리(道里) 구 안성(安昇) 가에 있는 조선족민족예술관 1층에 설치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장식을 가질 예정이다. 조선족민족예술관도 이날 개관한다.
하얼빈 시는 그동안 한국 측의 요청에 따라 안 의사 기념관을 세우려 했지만 중앙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해 번번이 무산됐다.
136평 규모의 안 의사 기념관에는 안 의사가 1909년 10월26일 하얼빈 역 구내에서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했던 현장을 재현한 모형과 사진 등 300여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 입구엔 헤이룽장 대학 교수가 제작한 안 의사 흉상이 자리하고 있다.
하얼빈 시는 또 하얼빈 역 구내의 안 의사 의거 현장에 색깔이 다른 대리석을 깔아 누구라도 이 곳이 안 의사 의거 현장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역 구내 2층의 철도발전역사전시관엔 안중근 의사 전시실을 따로 마련해 관련 사진을 전시했다.
중국의 항일전쟁 영웅인 리자오린(李兆麟·1910~46년)의 이름을 딴 자오린 공원 안에도 안중근 의사의 친필을 새긴 유묵비(遺墨碑)를 세우고 3일 기념식을 열었다. 당초 하얼빈 공원으로 불리던 자오린 공원은 안 의사가 뤼순(旅順) 감옥에서 순국하기 직전 가족들에게 조국이 해방되기 전까지 묻어달라고 유언을 남긴 공원이다.
중국 중앙정부와 하얼빈 시가 '하얼빈 한국주간' 행사를 앞두고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안 의사의 기념관을 설치한 것은 한국 기업을 대거 유치하고 한국과의 친선을 도모하기 위한 배려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안 의사를 기념하려는 한국 측의 노력에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올해 초 안중근의사숭모회(이사장 황인성 전 국무총리) 등이 하얼빈 도심의 중앙다제(中央大街) 광장 공원에 4.5m 높이의 안 의사 동상을 설치했으나 10일 만에 철거됐었다.
하얼빈=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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