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왜 이럴까. 미 전문가들 엇갈린 주장

  • 입력 2006년 7월 7일 17시 22분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대변인이자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동영상 및 음성 공개가 최근 갑자기 늘어나 미국이 곤욕스러워 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지난해 발생한 영국 런던 지하철 자살폭탄 테러 1주기를 하루 앞둔 6일 알 자와히리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방영했다.

방송국에 배달된 이 테이프에는 지난해 런던 테러를 저지른 자폭테러범들을 순교자로 찬양하고 성전(聖戰)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지난달에는 빈 라덴과 자와히리의 동영상과 음성메시지가 6건이나 공개됐다. 올해 공개된 11건 중 절반 이상이 한달 사이에 나온 셈. 이렇게 많이 쏟아져 나오기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이다.

미 전문가들도 그 의도를 파악하기에 여념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2004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언론에 자신들을 한번도 드러내지 않았던 이들이 최근 갑자기 활동을 재개한 것은 새로운 테러가 준비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라크 알 카에다 지도자 알 자르카위가 지난달 미군에 의해 제거된 뒤 자신들의 건재함을 과시해 흔들리는 조직을 다잡고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공개된 테이프들은 모두 한꺼번에 만들어진 뒤 짧은 분량으로 나눠서 공개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달 초 "빈 라덴의 목소리가 성량이 모자라고 다소 힘들어하는 대목도 있다"면서 "알 카에다의 영향력이 쇠퇴하는 증거"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 정보당국은 빈 라덴과 알 자와히리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일대에 여전히 숨어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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