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동포 자녀 교육지원 한일심포지엄,지난1일 도쿄서 열려

  • 입력 2006년 7월 8일 10시 49분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북쪽에 자리한 러시아 땅 사할린. 최근 석유와 천연가스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는 이 사할린에는 일제 때 강제이주 당했다가 해방 뒤에도 돌아오지 못한 우리 동포와 자손 4만3000여 명이 살고 있다.

이들 사할린 동포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심포지엄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생각한다’가 1일 부산 동서대학교 일본연구센터(소장 장제국·張濟國)와 일본 비영리법인 월드동포네트워크(WTN)의 공동주최로 도쿄 시내 해운클럽에서 열렸다.

심포지엄 1부에서는 오누마 야스아키(大沼保昭) 도쿄대 교수, 아라이 노부오(荒井信雄) 홋카이도대 교수가 참석해 사할린 잔류 한인들의 과거 현재 미래 등에 대해 분석했다.

징용 1세들의 영주귀국 실현을 위해 노력한 끝에 2000년 인천과 안산에 거처를 마련해 영주귀국을 일부 실현시킨 경위를 발표한 오누마 교수는 특히 이 문제에 관한 한국정부의 태도에 대해 비판해 관심을 끌었다.

첫째 한국 정부가 사할린 거주 동포에 대해 자국민인데도 관심이 없었을 뿐 아니라 둘째 사할린 동포 귀국이 시작되면 다른 지역 동포들도 귀국시켜 달라고 요구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셋째 그간 일본 양심 세력이 각고의 노력 끝에 얻어낸 나름의 결실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이 너무 무지하다는 것이다.

심포지엄 2부에서는 동서대 장제국 일본연구센터 소장과 김명자 WTN 대표가 사할린 잔류 동포문제에 대한 민간 차원의 노력들을 소개했다. 장제국 소장은 2004년부터 매년 5~6명의 사할린 동포 자녀들을 초청해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동서대의 사례를 소개하고 “사할린 동포와 후손들이 러시아 주류사회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선진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현지의 3,4세 한국인 후손이 과거 할아버지 할머니가 가지고 있던 멍에를 벗어버리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선진 고등교육의 기회를 양국 차원에서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3부에서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간사장, 오노 신야(小野晋也) 자민당 의원,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열린우리당 김형주(金炯柱) 의원 등 한일 양국의 정치인들도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하토야마 의원은 “일본 정부는 올해 사할린 유학생 유치를 위해 220만 엔을 책정했다”며 “비록 액수는 작지만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예산증액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일본 의원들은 일본에서 예산을 책정할 때 처음에는 조금씩 하다가 늘려가는 방식임을 적극 설명했다.

오노 의원은 “(지원비는) 작게 낳아 크게 키우자”며 사할린 교포학생들의 일본 유학 지원에 애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관계에 대해 가우디가 설계한 성당 ‘사르라다 파밀리아’가 100년이 넘도록 건축이 이어지는 이유는 설계도가 훌륭했기 때문이라며 한일관계도 설계도를 잘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도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육비 예산 말고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사할린에 89년부터 64억 엔을 투자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권철현 의원은 교포 2세 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공동대책위 설립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김형주 의원은 현재 국회에 사할린 동포들의 귀국 문제를 포함한 관련법안이 계류중이라고 소개하며 이와 함께 사할린 동포는 물론이고 재외동포들에 대한 열린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구종(鄭求宗) 동아닷컴 사장은 “동포 2~3세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아직도 고국에 돌아오고 싶어 순서를 기다리는 사할린 동포 1세 들이 3000여명 남아 있다”며 “이들에 대한 지원노력도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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