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佛, 같은 교과서로 역사교육

  • 입력 2006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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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프랑스가 함께 편찬한 역사 교과서가 10일 공식 발간됐다.

공동 역사 교과서 편찬은 교환학생으로 양국을 상호 방문한 청소년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프랑스-독일 청소년의회는 양국 화해협력조약인 엘리제 조약 체결 40주년이던 2003년 이를 정식으로 제안했고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시 총리가 받아들여 편찬 작업에 들어갔다.

공동 역사 교과서는 전체 3권으로 예정돼 있다. 이번에 발간된 교과서 제3권은 1945년 이후 현대사를 다뤘으며 내년부터 양국 고등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된다.

프랑스와 독일은 나폴레옹 전쟁, 프로이센-프랑스전쟁, 제2차 세계대전 등 여러 차례 전쟁을 벌였다. 따라서 오랜 갈등관계를 이어왔고 양국의 역사 기술에도 차이가 있었다. 편찬위원들은 이런 쟁점 사항에 대해서는 병기함으로써 일방적인 시각을 배제했다.

쟁점 가운데 하나는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역할에 대한 평가였다. 독일 측은 미국의 유럽에 대한 지원과 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프랑스 측은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제국주의적 정책으로 보고 미국의 패권주의를 경계하는 입장을 보였다.

공산주의에 대한 평가에서도 프랑스는 레지스탕스, 나치 독일에 대항한 소련의 역할 등과 연관시켜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독일에서 공산주의는 동독 정권 수립, 베를린 장벽 건설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다.

편찬위원들은 교과서 분량의 20%는 객관적 기술을 담고 80%는 지도 도표 사진 등 사료를 제시함으로써 학생들 스스로 탐구하고 비교하도록 했다.

르네상스∼2차 대전 시기를 다룬 제2권은 내년 상반기, 중세사를 다룬 제1권은 2008년 상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다.

프랑스, 독일의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에 대해 관계자들은 유럽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지도국으로서 젊은 세대에게 역사 인식을 공유하게 하고 이를 통해 미래의 공동 비전을 만들어 가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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