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인터넷 도박은 불법” 금지법안 통과

미국 하원이 11일 인터넷 도박을 불법으로 규정한 법안을 317 대 93으로 통과시켰다. 인터넷 도박 금지법안은 은행과 신용카드 회사들이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돈을 지불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다만 각 주 당국이 운영하는 복권 판매 사업과 경마는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공화당이 주도하고 있는 이 법안이 앞으로 상원까지 통과하면 세계 인터넷 도박업계가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다른 국가들도 이에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현재 인터넷상에서 운영되고 있는 도박 사이트는 2300개에 12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매출의 절반을 미국인이 차지하지만 대다수 도박 사이트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 본부를 두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의원들은 인터넷 도박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애써 모은 돈을 날리고, 특히 인터넷을 자주 접촉하는 청소년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도박 사이트들은 마약 밀매 등 불법자금 세탁 장소나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조달처로 이용되거나, 막대한 돈이 해외로 흘러나가는 데 쓰인다는 것.

그러나 인터넷 도박을 불법화하기보다는 규제하는 쪽이 더 낫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공화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덕을 강조하는 보수층 표를 의식해 이번 법안을 발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