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마모토(熊本) 현 경찰은 11일 레저용차량인 ‘하이럭스’의 핸들 조작 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제때 리콜(회수 및 무상수리)을 하지 않은 혐의로 도요타자동차 본사 고객품질부장과 전 품질보증부장 2명 등 3명을 입건해 검찰에 서류 송치했다.
기소 여부는 검찰이 판단하게 되지만 경찰이 위법 혐의를 뒀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경찰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에는 1992년경부터 일부 하이럭스 차량 운전자들로부터 핸들 조작이 제대로 안 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에 도요타자동차는 1996년 사내조사를 벌여 핸들의 움직임을 앞바퀴에 전달하는 철제 조향연결대가 강도 부족으로 휘어진 게 문제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곧바로 리콜을 하지 않는 바람에 결함은 사고로 이어졌다.
2004년 8월 구마모토 현 기쿠치(菊池) 시의 한 도로에서 1993년식 하이럭스 차량이 갑자기 핸들을 조작할 수 없게 되면서 맞은편에서 오던 승용차와 충돌해 5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
도요타자동차는 이로부터 약 2개월 뒤 1996년 3월 이전에 생산된 하이럭스 차량 33만 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실시했다.
일본 경찰은 도요타자동차가 1996년 3월 이후 생산된 하이럭스 차량에는 개량된 조향연결대를 사용한 점으로 미뤄 사고가 나기 훨씬 전부터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도요타자동차 측은 “1996년 당시 파악된 조향연결대 파손은 모두 ‘한정된 상황에서 일어난 것으로 리콜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요타자동차는 5월 초 북미 법인 사장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비서가 제기한 2억1000만 달러에 이르는 손해배상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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