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가장 휘황찬란했던 시기는 ‘대당성세(大唐盛世)’와 ‘강건성세(康乾盛世·청나라 강희제와 건륭제 시기)’다. 특히 당(唐) 시절은 중국인이면 누구나 그리워한다.
유럽도 비슷한 게 있다. 이탈리아는 종종 로마의 위대한 시절을 부활시키려 했다. 독일조차도 신성로마제국을 부흥시키려 했다.
그렇다면 중국은 도대체 뭘 부흥시키겠다는 것일까? 역량과 문명, 문화 수준이나 다른 나라에 대한 영향력 면에서 당 시절 중국이 갖고 있었던 세계 제일의 지위를 갖겠다는 것인가?
오늘의 중국은 역사 속의 휘황찬란했던 때와 격차가 너무 크다. 오늘날 이런 기대를 갖는다는 건 치밀하지도, 신중하지도 못하다.
현재 이 구호를 모르는 중국인은 거의 없다. 그러나 현재 중국이 평화적 발전과 평등한 국제관계를 원하고 있다고 외국인에게 믿음을 심어 주는 데 여전히 부족하다. 이는 외국인들에게 중국이 왕도(王道)를 걷든, 패도(覇道)를 걷든 과거의 ‘중화제국(中華帝國)’을 다시 건설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대다수 중국인은 이런 문제의식을 갖지 못한다. 왜냐하면 중국인은 중국의 외교전통이 매우 평화적이고 선량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정치와 대외정책에서는 역지사지(易地思之)해 보는 게 필요하다. 또 중국의 역사에 대한 타국의 견해를 파악하고 국가관계에서는 의구심을 갖는 게 아주 정상적이라는 사실을 알아 두는 게 필요하다.
만약 외국인에게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가장 잘 이해시키려면 중국의 유구한 역사 가운데 가장 좋은 가치와 중국이 가장 강성했을 때 외국 친구들이 부러워했던 전통을 부흥시켜야 한다.
일부 기간을 제외하면 당 시절은 강성했고 문명이 발달했으며, 역량과 문화, 도덕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 충분히 있었다. 따라서 외부 문화를 위협으로 느끼지 않으면서 자기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당나라는 외국을 대할 때 도량이 넓었고, 교류가 왕성했으며, 이해관계에 따른 타국의 요구를 비교적 잘 처리할 수 있었다. 이것이 진실로 ‘휘황찬란한 위대함’이다.
중국인은 아편전쟁 이후 150여 년간 내우외환에 시달렸고 자체 역량 및 정치문화 발전이 미흡해 아직까지 당 시절의 심리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중화(中華)’를 진흥시킬 것인가? 먼저 변화된 세계 속에서 현대적인 방식으로 중국이 응당 가져야 할 국가지위를 찾는 것이다. 둘째, 현대 세계의 기본 사조를 분명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셋째, 과거 유산 중 현대 세계의 건강한 생존과 발전에 저해되는 것은 버리거나 개조해야 한다. 이것이 현대 중국이 가져야 할 가장 바른 자세다.
현재 중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가 이미 거대한 변화를 겪은 사실을 인식하고 이 속에서 중국이 응당 가져야 할, 그리고 가질 수 있는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다. 중국인이 직면한 세계는 현재의 세계요, 미래 또한 그렇다.
중국이 응당 지녀야 할 합리적인 민족웅지의 근본 문구는 오랫동안 국내외에서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또 중국인으로 하여금 현재 중국이 직면한 최대 문제를 부단히 심사숙고할 수 있도록 추동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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