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자국 병사를 납치한 데 대한 보복으로 근 20일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한 데 이어 다시 레바논의 군사 시설과 공항, 남부지역을 무차별 폭격했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해 포괄적 휴전을 제의했지만 이스라엘은 자국 병사들이 풀려날 때까지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무력 충돌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 레바논 공습=이스라엘 공군은 13일 레바논 북부 리야크 지역에 있는 공군기지를 공습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이 쏜 로켓탄 5발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에 떨어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활주로 3개가 모두 파괴돼 공항은 무기한 폐쇄됐다.
또 레바논 남부 주요 지역에 탱크와 공군기를 동원한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이 단행되면서 민간인 40여 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2000년 5월 18년에 걸친 점령을 끝내고 레바논에서 철수한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으로 레바논 영토에 다시 진입했다. 단 할루츠 이스라엘 육군대장은 공격 개시에 앞서 “레바논을 20년 전으로 돌려놓겠다”고 다짐했다.
▽무력 충돌의 원인=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에 나선 것은 12일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국경 초소를 공격해 병사 2명을 납치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집중된 레바논 남부지역은 헤즈볼라의 근거지. 헤즈볼라는 레바논 내에서 합법 정당으로 인정받고 있는 정치세력으로, 레바논 정당 가운데 유일하게 무장 민병세력을 거느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 내 수감된 팔레스타인 재소자와 이스라엘 납치 병사를 맞교환하자는 헤즈볼라의 제안을 정식 거부하면서 공격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확대되자 알 아리다 레바논 공보장관은 “포괄적인 휴전을 원한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 북부지역에 대대적인 로켓 공격을 감행해 민간인 2명이 숨지고 90여 명이 부상했다.
▽팔레스타인 외교부 청사도 폭격=지난달 25일에는 이스라엘 상병 1명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하마스 민병대에 의해 납치당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공세를 강화해 지금까지 7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13일 새벽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외교부 청사를 폭격해 어린이들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부상했다.
이집트의 아브람 정치전략연구센터의 와히드 압델 메구이드 부국장은 “2, 3년 전부터 헤즈볼라가 하마스에 테러 방법을 전수해 주고 있다”면서 “이번 납치사건은 헤즈볼라와 하마스가 각각 이란과 시리아의 막후 지원을 받으며 협력관계를 굳혀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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