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大 칭화大 일류대학 간판 내려라

  • 입력 2006년 7월 14일 20시 10분


중국 최고의 명문 베이징(北京)대학과 칭화(淸華)대학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14일 신화(新華)통신과 신징(新京)보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올해 칭화대학 수석합격자와 대학입학 시험에서 각 성의 '장원(狀元)'을 차지한 광둥(廣東), 장시(江西), 산둥(山東) 성 및 광시좡주(廣西壯族) 자치구의 고교졸업생이 모두 홍콩의 대학으로 진학했다.

지난해엔 베이징 및 광둥, 하이난(海南)대학의 수석합격자가 홍콩의 대학으로 발길을 돌렸다. 우수 학생들이 무조건 베이징 또는 칭화 대학을 선택하던 예전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올해 중국 내륙의 고교졸업생 가운데 홍콩의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은 자그마치 3000여명.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수치다.

가장 큰 이유는 거액의 장학금이다. 지난달 발행된 난팡(南方)주말판에 따르면 홍콩의 중원(中文)대학은 지난해 내륙에서 모집한 100여명에게 4년간 50만 홍콩 달러(약 6133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 이는 4년간의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우수한 강사진과 국제화된 커리큘럼, 졸업 후 고수입의 직장을 쉽게 잡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인책이다. 홍콩대학이 최근 발표한 '2005년도 졸업생 취업 조사'에 따르면 졸업생의 평균 월급은 1만4000 홍콩 달러(약 172만 원)로 3000위안(약 36만 원) 안팎인 베이징, 칭화 대학 졸업생의 5배에 이른다.

홍콩 입법회는 최근 "앞으로는 중국의 국가영도자를 홍콩에서 키우자"는 구호를 내걸고 내륙의 일류대학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제는 간판으로만 먹고 살아온 베이징, 칭화 대학이 '일류대학'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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