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금리인상 중단 시사…미국 증시 '바로' 급등

  • 입력 2006년 7월 20일 16시 17분


19일 미 뉴욕 증시가 급등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조만간 금리인상 행진을 중단할 것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원 통화정책보고에서 "최근 인플레 조짐이 우려스럽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으며, 성장 완화(moderation)가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모두를 고려해야 하며, 언젠가는 '연속적 금리인상'이라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금리 인상행진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버냉키 의장의 입에서 인플레이션 강경 발언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미국 경제의 둔화에 대한 우려가 드러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고(高)유가에 의한 소비자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버냉키 의장은 지난 2년 동안의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진정 단계에 진입시키는데 대한 낙관론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관측은 즉각 주식시장에 효력을 발휘했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나스닥,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3대 지수가 모두 2% 치솟는 강세를 보였다. '버냉키 랠리'가 이어진 것이다.

당장 관심은 8월 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금리인상 행진이 8월로 멈출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버냉키 의장의 이날 발언으로 다음달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금 늘었지만, 현재로선 여전히 '인상' 관측이 더 많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버냉키 의장 발언의 진짜 메시지는 '내 입만 쳐다보지 말고 객관적인 경제 지표들을 잘 지켜보라'라는 것인데 이 메시지가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신중한 해석을 주문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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