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이스라엘, 미국은 국제적십자사 산하 국제추적서비스(ITS)가 보관중인 나치 관련 자료를 학자들에게 공개하기로 하고 26일 협정문에 서명했다. 지금까지 홀로코스트 생존자나 희생자의 가족들에게만 공개돼 온 이 자료들은 필요한 절차를 거쳐 올해 안으로 공개될 전망이다.
독일 서부 바트 아롤센에 보관된 파일은 3000만 개. 나치와 히틀러에 관한 자료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한 줄로 늘여 세우면 26km에 이른다. 가장 비중이 큰 자료는 홀로코스트로 숨진 희생자 1700만 명에 대한 기록이다. 유대인들을 수용소로부터 탈출시킨 오스카 쉰들러의 '쉰들러 리스트'도 이곳에 있다.
기록된 내용은 희생자의 신상명세를 기록한 간단한 것에서부터 가스실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한 것까지 다양하다. 나치는 수용소에 강제 수용된 사람들의 식료품, 동성애 관계, 각종 질환도 꼼꼼하게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 관계자는 "과거사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협정은 독일로서도 중요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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