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중국 허난(河南) 성의 한 농촌을 시찰하는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를 수행하던 허난 성의 한 직원은 원 총리의 비서가 수선해 달라며 건네주는 한 켤레의 운동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 눈에 익은 신발이었다.
'검정 줄무늬가 있는 흰색 운동화…. 어디서 봤더라. 아, 그렇지.'
그는 뒤늦게 기억을 더듬어냈다. 보통 사람들이 흔히 신는 중저가의 솽싱(雙星)표 여행용 운동화는 바로 2년 전 원 총리가 허난 성을 방문했을 때 신발 밑창이 떨어져 한 번 수선해 준 적이 있는 바로 그 신발이었다.
'아, 총리께서는 지금도 그 신발을 신고 다니시는구나.'
원 총리는 이날 오전 쉬광춘(徐光春) 허난 성 서기 등과 함께 뤄양(洛陽) 시 멍진(孟津) 현 송좡(送庄) 진의 한 농촌마을을 시찰했다. 신발은 이 때 떨어진 것. 점심시간을 이용해 신발을 수선한 원 총리는 당초 일정대로 시찰을 계속할 수 있었다.
고급품도 아닌 일반 운동화를 몇 년째 기워가며 신고 있다는 원 총리의 얘기가 뒤늦게 다허왕(大河網) 등 인터넷에 오르면서 13억 중국인들이 감동하고 있다.
26, 27일 써우후(搜狐)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좋은 총리, 훌륭한 총리'라며 그의 서민적 풍모와 검소함을 칭송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수천 건씩 올랐다.
그러나 이를 비판적으로 보는 누리꾼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총리의 월급은 최소한 우리의 10배는 될 것"이라며 "시골의 궁벽한 산촌에는 신발도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데 이렇게 과장 보도할 필요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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