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여 명이 근무하는 지하요새는 완전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발전기 6개와 급수저장시설, 식당, 체육관, 상점, 예배당, 이발소, 병원, 약국이 갖춰져 있다. 공기정화기는 각종 세균과 방사능, 화학물질을 제거한다.
이곳에 자리잡은 북미방공사령부(NORAD)와 북부사령부 지휘통제소에서는 지구 상공에 떠 있는 모든 물체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핵전쟁이 발발하면 전쟁사령부가 옮겨온다. 이달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도 전 세계의 레이더에 포착된 모든 정보가 이곳에 모였다.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핵 공격에도 끄떡없는,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시설로 만들어진 이 지하요새가 앞으로 '긴급사태 발생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warm standby)'로 들어간다. 사실상 '휴업'상태에 놓이는 것.
북부사령부는 27일 NORAD와 북부사령부 지휘통제소 업무를 20km가량 떨어진 콜로라도스프링스 동쪽 피터슨 공군기지로 이전 중이며 2년 내 이전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NORAD 지휘통제소 업무를 피터슨 공군기지의 국토안보센터 기능과 통합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북부사령부 측은 긴급사태 땐 1시간 내 재가동이 가능토록 시설과 장비는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레이더 감시요원 등 900여 명이 이동하고 일부 유지관리 요원들만 남게 되며, 일부 기능은 전략사령부와 우주사령부가 사용한다.
팀 키팅 북부사령관은 덴버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러시아나 중국이 미국에 핵 공격을 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정보기관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존 파이크 '글로벌 시큐리티' 국장 등 전문가들은 중국의 장거리 타격 능력이 향상되고 있는 등 변수가 많아 지하요새의 재가동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미 언론들은 "2001년 9·11 테러공격 이후 미군은 이곳의 시설 현대화 작업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다"며 이전에도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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