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제국 월마트 “韓-獨선 안통해”

  • 입력 2006년 7월 31일 03시 05분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인 미국 월마트가 한국에 이어 독일 시장에서도 철수했다.

월마트는 28일 독일 내 85개 점포를 독일 토종 유통업체인 메트로에 넘긴다고 밝혔다. 인수 대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월마트의 지난해 총매출은 3120억 달러. 이 중 해외부문 매출은 630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에선 유통업계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월마트가 독일 시장에서 고전한 이유는 까다로운 독일 소비자의 취향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독일 소비자들은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 가며 세제는 A할인점에서 사고, 페이퍼타월은 B할인점에서 사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며 “월마트는 이런 독일 소비자들을 잡는 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보통 미국 소비자들은 한곳에서 필요한 물건을 모두 사는 원스톱 쇼핑을 선호한다.

토종 업체의 강세도 월마트의 고전 요인. 850∼1000개의 제한된 품목을 취급하면서 저가(低價)를 제시하는 독일 토종 할인 유통업체들의 공세에는 ‘낮은 가격’이 핵심 경쟁력인 월마트도 당해낼 수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영업시간 제한 등 독일 유통시장의 여러 규제조치도 월마트의 핵심 경쟁력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이유가 됐다. 월마트는 현지의 강한 노조 때문에 고전해 왔다. 미국 월마트는 ‘무노조 회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월마트는 한국에서도 백화점처럼 깔끔한 분위기와 다양한 신선식품을 원하는 소비자를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한 끝에 올해 5월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소비자 취향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월마트는 실적이 신통치 않아 고전하고 있다.

한편 중국 월마트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생겼다. 중국 푸젠(福建) 성 취안저우(泉州)의 월마트 진장(晉江)점은 29일 30여 명의 노조원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이는 월마트가 중국 당국의 압력에 굴복한 셈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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