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는 28일 파키스탄에 F-16 전투기 36대를 비롯해 첨단 레이저 유도 폭탄과 공대공 미사일 등 50억 달러 상당의 무기와 장비를 판매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무기 판매를 최종 승인하는 미 의회 내에서 군사기술의 제3국 유출 등을 우려하는 일부 민주당 의원이 반대 법안을 제출했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자동적으로 무기 판매 계획이 확정된 것.
미국이 파키스탄에 무기를 수출키로 한 것은 미국이 인도와의 핵 협력 협정을 추진한 데 대한 파키스탄의 반발 무마용 성격이 짙다. ‘인도와 같은 대우’를 요구하는 파키스탄을 달래기 위해 그동안 불허했던 전투기 판매를 승인해 주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다시 인도에 FA-18 전투기와 상륙작전용 전투함 트렌턴을 판매키로 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인도는 노후 전투기 대체를 위해 앞으로 126대의 전투기를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지역은 미국의 주요 무기시장이 된 지 이미 오래다.
미국은 28일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 AH-64 아파치 헬기, 전투용 탱크 등 29억 달러 상당의 무기와 장비를 판매하는 등 이른바 ‘온건 아랍국가’에 46억 달러의 무기를 판매하는 계획을 의회에 통보했다.
이런 미국의 무기 수출 정책은 한편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반미 연대의 선봉장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방문 중 수호이 전투기 24대와 헬기 53대를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무기금수 조치로 인해 F-16 전투기 부품을 구할 수 없게 되자 러시아로 무기 수입처를 바꿨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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