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는 이날 비공식 브리핑에서 "7월 24일 카불 인근 수로비 지역에서 대한적십자사 봉사단이 입는 노란 조끼 주머니에 수류탄과 사제 폭발물이 장착돼 있는 것이 발견됐다"며 "현재 폭발물 제작 및 유통경로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폭발물이 발견된 수로비 지역은 문제가 되고 있는 '2006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8월5~7일)가 열리는 곳과 떨어져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한국인을 목표로 한 테러가 시도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현지 테러 위험 수위를 짐작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정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당국자는 이어 평화축제 주최 측이 행사를 강행할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 평화축제로 인한 테러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까지 아프간 평화축제와 관련 없는 카불 주재 한국 교민 200명 중 180명은 인근 국가 또는 한국으로 피신했고, 마자르 이 샤리프 지역에서 건설작업을 진행 중인 한 건설회사도 현장에서의 인력 철수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지 비정부단체들에게 안전 관련 자문을 해주는 'ANSO'라는 기구는 아프간주재 국제 NGO들에게 '평화축제'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자는 특히 평화축제 관계자들이 최근 아프간에서 순수 봉사활동의 범위를 넘어 종교적 색채가 강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들이 이슬람계 테러단체의 표적이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2일 평화축제에 참가하려는 대학생들이 아프간 바미안 지역에서 현지인들에게 한글로 된 기독교 복음 관련 전단을 배포하는 것을 봤다는 현지 교민의 제보가 있었다"며 "또 아프간 경찰청장은 행사 주최 측이 바미안에서 종교집회를 연 사실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현지 교민과 외신들은 아프간 성직자 500여명이 2일 마자르 이 샤리프의 한 고대 회당에 모여 한국 기독교인들이 아프간에서 선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 추방을 요구했다면서 참석자 중 한명은 한국으로 돌려보내지 않을 경우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아프간 정부에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2일까지 우리 국민 37명이 카불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아프간 정부 방침에 따라 입국이 거부됐으며 3일 델리와 두바이 공항에서 카불 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한국인 200명도 항공사에 의해 탑승을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평화축제'가 강행될 경우 돌발 사태를 방지할 수 있도록 행사 현장에 경찰을 배치해 줄 것을 아프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는 한편 우리 국민들이 강제 출국될 때 충돌없이 원만히 나갈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주 아프간 대사관에 현지 대책반이 가동 중인 가운데 유영방 대사는 2일 현지 경찰·외무부 고위 당국자들과 잇달아 면담을 갖고 한국인들의 무사 귀국을 위한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주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은 봉사활동 현장을 방문해 달라는 행사 주최 측의 요구를 받았지만 현지 정부가 행사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활동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 아래 거절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현지 경찰 추산에 따르면 평화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한 한국인은 이날 현재 1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