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최근 예년 평균의 3배나 되는 열대야 현상이 일어났다. 미 국립기상자료센터(NCDC)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5년 사이 전국의 약 30%가 여름밤 최저기온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열대야를 겪었다. 5년간 연속 평균치로는 기록이 시작된 이후 최고다. 올해 열대야까지 포함하면 기록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정상치를 크게 웃돈다(much above normal)’는 말은 최저기온이 역대 기록 중 가장 높은 10% 안에 드는 것을 뜻한다. 통계적으로 어느 해든 전국의 10%는 이 범주에 들지만 2005년과 2003년엔 전국의 36%가, 2002년엔 37%가 이 범주에 들었다.
NCDC의 기상학자 리커드 하임 연구원은 “지난 95년간의 여름밤 최저기온을 훑어보다 근래에 올수록 기온이 치솟는 것을 보고 놀라 의자에서 넘어질 뻔했다”며 “지난 10∼15년에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음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여름 낮 최고기온에도 비슷한 조짐이 감지됐다.
과학자들은 이런 열대야와 폭염 현상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의 제리 맬먼 연구원은 “지구 온난화 예측에 사용돼 온 기후 모델은 지난 20년 동안 이런 추세를 예고해 왔다”며 “화약 연기 나는 총이 아직 사람을 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름밤 최저기온에서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뚜렷한 것은 낮에는 대기오염이 온난화를 일부 차단하지만 밤에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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