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수군 후손들 보은의 진도 방문

  • 입력 2006년 8월 4일 16시 22분


명량해전 당시 조선수군에 대패한 일본수군의 주검을 수습해 묻어 준 전남 진도 주민들에게 일본인 후손들이 현지를 찾아 감사의 뜻을 표시하는 '보은의 방문'이 이뤄진다.

진도군은 4일 "1597년 정유재란 때 조선과 일본의 격렬한 해전 터였던 진도군 고군면 벽파진 일대의 일본수군 시신 100여 구가 당시 주민들에 의해 수습돼 매장됐다는 사실이 최근 일본에 알려졌다"며 "그 후손들이 15일 현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단은 일본 시코쿠(四國) 에이메(愛媛)현 출신으로 정유재란에 참전한 구루시마 미치후사(來島道總) 장군의 후손을 비롯한 현창(顯彰)보존회 임원, 현지 대학생 등 20여 명이다.

이들은 선조들이 묻힌 고군면 내동리 왜덕산(倭德山·왜군에게 덕을 베풀었다는 뜻을 담아 명명됨)을 찾아 참배하고, 주검을 거둔 조선인 후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할 계획이다.

일본수군의 매장 사실은 진도 향토사학자인 박주언(61) 씨가 주민 이기수(80) 씨의 증언을 토대로 2004년 '진도사람들'이라는 잡지에 기고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올 5월 진도를 방문한 히로시마(廣島) 수도대학 히구마 다케요시(日¤健壬) 교수가 이 사실을 전해 듣고 이번 후손 방문을 성사시킨 것.

명량해전 당시 일본 수군은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수군에 의해 2000명 이상이 수장됐으며 왜덕산에는 왜군의 묘 50여 기가 남아 있다.

진도=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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