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입’이 된 카스트로의 핏줄들…美망명 딸 CNN서 해설

  • 입력 2006년 8월 7일 03시 07분


피델 카스트로(80)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딸인 알리나 페르난데스(50) 씨가 5일 CNN방송의 마이애미 주재 쿠바사태 담당 해설자로 채용됐다.

마이애미는 ‘리틀 아바나’라고 불릴 정도로 쿠바계 히스패닉 주민들이 밀집해 있는 곳. 쿠바계가 소유한 회사의 연간 총매출액이 110억 달러에 이를 정도다.

CNN방송에 발탁된 페르난데스 씨는 앞으로 부정기적으로 출연해 쿠바사태에 대해 전문지식을 전달하고 논평을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페르난데스 씨는 카스트로 의장이 ‘혁명 동지이자 연인’인 나티 레부엘타 씨와의 사이에 낳은 딸. 첫 부인과 결혼생활을 하고 있을 때의 일이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 씨는 쿠바의 정치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1993년 스페인 관광길에 서방으로 망명해 2001년 마이애미에 정착했다.

페르난데스 씨는 첫 방송에서 “삼촌 라울은 아버지 피델과 다르지만 군대라는 강력한 지지기반이 있다”고 평했다. 그는 “아버지는 1960년대에도 장출혈을 막기 위해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며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는 게임도 하곤 했던 자상한 사람이었지만 (내가) 나이가 들면서 서로 관계가 변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쿠바에서의 매일 매일 삶을 참을 수 없어 어린 딸을 위해 망명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페르난데스 씨는 그동안 마이애미에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카스트로의 딸-한 망명자의 쿠바에 대한 추억’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방송에 앞서 “알고 있는 것을 정직하게 방송할 것”이라면서 “나는 내 가족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카스트로 의장의 여동생으로 역시 오빠의 독재에 반대해 1965년부터 마이애미에 살고 있는 후아니타(73) 씨는 3일 아바나에 있는 가족과 전화 통화를 한 후 “오빠의 수술은 ‘대수술’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카스트로 의장의 7남매 중 유일하게 그를 ‘독재자’라고 부르는 여인이다.

마이애미에는 카스트로 의장의 또 다른 딸 프란시스카 푸포 씨와 친손녀(아들 알렉스 씨의 딸), 외손녀 등이 살고 있다.

해외에서 살고 있는 카스트로 의장의 가족은 또 있다. 1955년 이혼한 첫 부인인 미르타 디아스발라르트 씨는 재혼해서 지금 스페인에 살고 있다.

카스트로 의장의 ‘둘째 며느리 격’인 다니엘 토랄바라 씨는 2002년 10월 중남미 한 국가로 망명했다. 당시 그가 마이애미 방송국에 판 카스트로 의장의 사생활을 찍은 비디오테이프는 ‘독재자의 호화생활’을 폭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카스트로 의장의 막내 여동생인 엔마 씨는 오래전에 멕시코에 정착해 살고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