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금융시장 말레이시아가 좌우

  • 입력 2006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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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 금융시장의 잠재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금융허브’의 꿈을 키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10일 말레이시아가 이미 이슬람권의 채권시장을 장악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의 이슬람국가’라는 독특한 위치를 백분 활용하고 있다. 이슬람권의 금융거점이 되기 위해 오랫동안 국가적인 노력도 기울였다.

1980년대부터 이슬람권의 소규모 금융 부문에 진출해 이슬람법(샤리아) 체계에 맞는 금융과 자본 관련 규정을 만들고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말레이시아 금융기관들은 2500만 동남아 이슬람교도 전체 금융자산의 12%를 관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이슬람채권 부문 진출에 나섰다. 이슬람채권인 ‘수쿠크’에 관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웹 사이트를 구축해 모든 수쿠크 목록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시작했다. 채권 발행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도 도입했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에 따르면 1996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행된 수쿠크 410억 달러어치 가운데 300억 달러어치가 말레이시아에서 발행됐거나 발행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투자은행인 CIMB 금융그룹은 세계 최대의 이슬람채권 발행 기관이 됐다.

이슬람 금융시장 규모는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다. 무디스는 전 세계 이슬람권 은행의 자산이 2500억 달러에 이르며 매년 15%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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