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과제 및 전망=안보리 휴전 결의문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 즉각 중단,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수, 레바논 남부지역에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평화유지군 각 1만5000명 배치 등을 규정했다.
그러나 이를 통해 평화가 올 것으로 보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내각회의 뒤 “레바논군과 평화유지군이 배치돼야 철군하겠다”며 즉각 철군을 거부했다. 결의문은 가급적 조속히 철수해야 한다고만 규정했다.
또 휴전이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로 이어져야 한다는 이스라엘의 요구가 이뤄질지도 불투명하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위협을 이유로 군사작전을 재개하면 헤즈볼라도 반격할 공산이 크다. 단 한 발의 총성만으로도 대규모 전면전으로 번질 만큼 불씨가 남아 있는 게 중동의 현 정세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헤즈볼라가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 2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헤즈볼라 민병대원을 풀어주는 문제를 논의하고 싶어 한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13일 보도했다.
▽레바논 사태의 득실=이스라엘군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문 채택 다음 날인 12일 최대 규모의 공세를 벌였다. 13일에도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거점과 티레를 공습했다. 헤즈볼라는 이날 200개가 넘는 로켓을 북부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해 양측에 사상자가 속출했다.
이스라엘이 14일 휴전을 코앞에 두고 대대적 공세를 단행한 데는 목적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해석했다. 먼저 단시간 내 헤즈볼라에 최대의 피해를 주겠다는 것. 두 번째는 이스라엘 정부가 전쟁에서 이겼다고 할 만한 뭔가를 얻으려 한다는 것.
이는 에후드 올메르트 내각의 현실인식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헤즈볼라 무력화를 명분으로 대규모 공격에 나선 이스라엘은 그동안 1000여 명의 레바논인을 희생시켰고 5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
하지만 CNN방송은 올메르트 총리가 레바논에 대한 공격 장기화로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다’는 국내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납치된 병사 2명을 구출하기 위한 공격치고는 과잉 대응이라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도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반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면서 이슬람권의 대표적인 정치 세력 중 하나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개선장군으로 각각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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