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9월 2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후임자가 선출되면 한국 및 중국과 올해 안에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나 12월 열릴 예정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 등에서 한일 및 중-일 정상회담을 실현시킬 방침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 등으로 악화된 한국과 중국의 여론을 감안할 때 일단 상호방문 형식의 정상회담은 어렵다고 보고 국제회의 무대를 활용하기로 한 것.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호주 방문을 마치고 귀국해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차기 지도자가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역사문제에 대해 정확히 인식한다면 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새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는 점이다.
서주석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비서관은 16일 KBS1 라디오에 출연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이 새 총리로 취임하더라도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는 (일본) 총리와는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한편 미국은 한국 중국과 일본 사이의 과거사 논쟁 때와 마찬가지로 고이즈미 총리의 이번 야스쿠니 참배 강행에 대해서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