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연방수사국(FBI)은 15일 뉴욕, 워싱턴, 필라델피아 등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불법 매춘업소를 운영해온 한인 매춘조직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안모 씨 등 매춘 업주 및 관리인 31명과 중개인 6명, 송금 담당자 4명을 체포했다고 16일 발표했다.
ICE와 FBI는 이와 함께 이들 업소에서 일했던 한국인과 조선족 등 매춘 여성 70여명을 상대로 미국 입국과 매춘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지난해 5월 뉴욕 퀸스에서 매춘업소를 운영하던 한인 업소 주인 부부가 뉴욕시경 소속 경찰관 2명에 "단속을 하지 말아 달라"며 돈을 건네다 적발된 것이 계기가 됐다.
미 사법당국은 이후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한인 매춘조직을 도청했고 1년3개월에 걸친 장기 수사 끝에 8월15일을 D데이로 정해 마사지업소 등 윤락업소를 급습했다.
매춘 업주들은 허위서류를 이용해 한국의 젊은 여성들을 미국에 밀입국시킨 뒤 그 비용으로 수만 달러를 요구했으며, 돈을 갚기 전까지는 업소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해왔다고 ICE는 밝혔다. ICE는 "여성들 중에는 인신매매와 매춘의 위험을 알고 미국에 온 사례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연방검찰 시애틀 지부는 10일 한인이 포함된 국제매춘조직 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여성들을 밀입국시킨 뒤 매춘업소에 소개한 혐의다.
지난해에도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달라스, 덴버 등에서 대규모 한인매춘 조직이 잇달아 적발돼 미국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었다. 미국은 밀입국시킨 여성을 통한 매춘을 '인신매매' 차원에서 다루는 등 최근 해외 여성의 미국 내 매춘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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