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최근 극동과 남서쪽 국경 지역에 해군과 공군 병력을 동원해 외국군의 침입을 격퇴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 해군은 올 8월 하반기 캄차카 반도 해역에 병력 5000명, 함정 20척, 잠수함, 전투기 등을 배치하고 실전 훈련에 들어간다고 러 일간지 네자비시마야 가제타가 보도했다.
해군의 상대는 더 이상 '가상의 적'이나 '추상적인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외국의 무장 병력이라고 해군 고위 장성은 전했다.
공교롭게도 해군 훈련 지역은 16일 일본어선이 나포된 홋카이도 북쪽 해역으로, 이 때문에 러 일 양국간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독립국가연합(CIS) 대통령들과 회담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조만간 이 훈련을 둘러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러시아 공군은 러시아 남쪽 카자흐스탄 국경 지역에서 외국 전투기를 공중에서 퇴치하는 방공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14일 발표했다.
미그29기와 수호이25기를 포함한 전투기 30여대가 참여하는 이번 훈련에서는 공중에 떠 있는 6개의 비행체를 동시에 격추할 수 있는 'S-300 방공시스템'이 최초로 선을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는 올해 나온 국방백서에서도 "2005년 이후 무력 충돌에 대비한 전투 준비가 국방의 주요 과제가 됐다"며 실전 훈련을 강조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앞으로 이 같은 실전 훈련이 빈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나톨리 츠가노크 모스크바 정치군사연구소장은 "러시아의 앞마당인 중앙아시아 국가 안에 미군기지가 증설되고, NATO 또한 동진하는데 따른 '포위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실전 훈련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스크바=정위용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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