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재공습 불안한 중동…나스랄라 암살계획 의혹도

  • 입력 2006년 8월 20일 16시 59분


이스라엘이 이란과 시리아의 헤즈볼라 지원을 막겠다며 19일 공습을 재개해 중동지역의 '불안한 평화'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지도자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에 대한 암살 계획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뉴욕타임즈는 이스라엘 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스라엘이 아랍권의 영웅으로 떠오른 나스랄라를 죽이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이 관계자는 "나스랄라에 대한 해법은 딱 한 가지, 그는 죽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구체적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어 "이란이 헤즈볼라의 재무장을 지원해 서쪽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세계가 이를 이해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휴전협정이 발효된 지 닷새 만인 19일 새벽 레바논 동부 바알벡 인근의 보다이 마을을 공습했다. 이란과 시리아가 헤즈볼라 거점으로 추정되는 이 지역에 무기를 보내 헤즈볼라의 재무장을 도우려 한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어적 공격이었다는 주장이다.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동부의 아프카 지역에 헬기로 군용차 2대와 특공대를 투입한 뒤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헤즈볼라를 향해 로켓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 충돌로 헤즈볼라 대원 3명이 사망했고, 이스라엘 특공대 간부도 1명이 숨졌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공습은 유엔의 휴전협정 위반이며 유엔 결의 1701호에 명시된 적대행위의 중단 합의가 깨진 것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바논의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와 엘리아스 무르 국방장관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맹비난하며 "레바논 군대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남부에 진행 중인 정부군 배치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레바논에 파견될 국제평화유지군은 유럽 국가들의 소극적인 참여로 조속한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까지 파견되는 선발대는 3500명. 그러나 이탈리아는 다른 나라의 파병규모를 감안해 결정하겠다며 구체적인 파병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핀란드는 250명의 파병 시기를 11월로 미뤘다. 프랑스는 200명만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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