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성별이 학업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교육계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미국 스워스모스대 교수이자 스탠퍼드대 방문 교수인 토머스 디 씨는 후버연구소가 발간하는 계간지 ‘에듀케이션 넥스트’ 가을호에 이 같은 결과가 담긴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미 교육부가 18년 전 2만5000여 명의 8학년(한국의 중학교 2학년에 해당) 학생을 대상으로 시험성적 비교와 설문 조사 등을 실시했던 결과가 연구의 바탕이 됐다.
이 연구에 따르면 여교사가 과학, 영어, 사회 과목을 가르쳤을 때 여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낸 반면 남학생들의 성적은 떨어졌다. 남자 교사가 이 수업을 가르쳤을 때에는 남학생들의 성적이 더 나았다.
디 교수는 “학생과 다른 성을 가진 교사의 수업이 학습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며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 남교사의 비율이 40년 만에 가장 낮은 때에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현재 미 공립학교 교사의 80%가량은 여교사로 채워져 있다.
일부 교육계 및 여성계 인사는 “신뢰하기 어려운 연구 결과”라고 비판했다. 전국교육협회 레그 위버 회장은 “학생의 성적에는 교육 숙련도와 좋은 교재, 교실 규모, 교육 자재의 구비 정도, 선생님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믿음 등 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교사의 성은 이런 여러 가지 변수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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