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족 수련회 vs 초호화 놀자판…현-전 伊총리 휴가 대조

  • 입력 2006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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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로마노 프로디(67) 이탈리아 총리. 5월 총선에서 패한 방송재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0) 전 총리. 두 거물 정치인의 여름휴가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프로디 총리는 예년처럼 17세기 허름한 고성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낭만적이라기보다는 105명의 대가족 친지와 함께한 ‘청소년 여름 캠프’ 같은 휴가였다. 공동 숙식을 하며 요리 설거지 청소 등을 분담하고 도자기 공장 방문, 기후와 경제에 대한 진지한 강의와 토론까지 소화해야 하는 힘든 일정이었다.

휴가에는 형제자매 9명, 손자뻘 친척 31명, 증손자뻘 36명 등 105명이 참가했다. 장소는 토스카나 주 베비오에 있는 고성. 프로디 총리와 형제들은 1965년 폐허나 다름없는 이 고성을 공동으로 구입했다.

총리의 형인 비토리오 유럽의회 의원은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이곳에서는 남녀로 나뉘어 한 방에 14명까지 잠을 자고 공동 샤워시설을 이용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탈리아 최고 부호 중 한 명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사르데냐 섬에 있는 방 27개짜리 빌라까지 요트를 타고 가 밤새도록 나이트클럽에서 휴가를 즐겼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손님들을 위해 직접 피자를 굽고, 아이스크림을 서빙하고 나이트클럽에서 멋진 춤 솜씨로 젊은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직접 만든 노래를 부르고 익살을 떨며 손님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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