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이 담보…日 대금업체, 채무자 모르게 생명보험 가입

  • 입력 2006년 9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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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업체들이 일반인에게 생활자금 등을 빌려 주는 ‘소비자 금융’의 일부 관행이 일본에서 떠들썩한 논란을 낳고 있다.

6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5대 대금업체가 자살한 채무자 대신 생명보험회사로부터 빚을 변제받은 건수가 지난해에만 3649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대금업체까지 포함하면 실제 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목숨 담보’ 관행의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채무자가 보험 가입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점. 대출계약서에는 생명보험 가입에 동의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작은 글씨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대금업체들의 도덕적 해이도 우려되고 있다. 채무자가 자살을 해도 원리금을 건질 수 있기 때문에 대금업체들이 피도 눈물도 없는 가혹한 빚 독촉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자율 제한 문제도 정치권을 들쑤셔 놓고 있다. 내각의 금융정책 결정 3인자인 고토다 마사즈미(後藤田正純) 내각부 정무관은 5일 금융청이 내놓은 대금업 규제 법안이 지나치게 업자들 편을 들었다며 전격 사의를 밝혔다.

금융청의 대금업 규제 법안은 현행 출자법과 이자제한법이 각각 다르게 규정한 연이자율 상한선을 15∼20%로 통일하는 것이 골자지만 소액 단기대출에 한해 28%까지 특례 금리를 인정하고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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