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논란이 돼온 CIA 비밀감옥의 존재에 대해 미 행정부가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9·11 테러 희생자 유가족들이 배석한 가운데 행한 연설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과정에 체포한 일급 테러 용의자들을 비밀리에 수용하고 신문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며 이들에 대한 신문을 통해 미국과 유럽, 다른 나라에 대한 테러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CIA 비밀감옥은 9·11 직후부터 운영됐으며 지금까지 총 구금자 수는 100명에 약간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테러 네트워크에 대한 정보의 절반가량이 여기서 입수됐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비밀감옥 프로그램에서 활용된 신문기법들이 혹독하긴 했지만 고문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테러 용의자들을 재판할 수 있는 새로운 군사재판 기구 설치 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이날 발표에 따라 CIA 비밀감옥 프로그램 운영이 사실상 중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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