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형제, 프랑스 엘리트코스 입문

  • 입력 2006년 9월 11일 03시 05분


그랑제콜 동시 합격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나호영(왼쪽) 호연 씨 형제. 파리=금동근 특파원
그랑제콜 동시 합격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나호영(왼쪽) 호연 씨 형제. 파리=금동근 특파원
최근 프랑스 교포 2세인 나호연(20) 호영(19) 씨 형제가 프랑스의 엘리트 교육기관인 그랑제콜에 동시 합격하면서 교민 사회를 넘어 프랑스 주류 사회에 화제를 낳고 있다.

형 호연 씨는 프랑스 3대 상경계 그랑제콜 가운데 하나인 파리고등상업학교(ESCP)에, 호영 씨는 그랑제콜의 최고봉인 에콜 폴리테크니크에 각각 합격했다. 이중국적자인 호영 씨는 프랑스인 쿼터로 뽑힌 최초의 한국인 합격생으로 알려졌다.

외국인끼리 경쟁한 게 아니라 최고를 달리는 수많은 프랑스 수재 학생과 당당하게 겨뤄 영광을 안은 것.

프랑스의 그랑제콜은 18세기 말부터 이공, 인문, 경영, 예술 등 분야별로 국가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설립된 엘리트 양성 코스로 꼽힌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이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자크 시라크 현 대통령과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 등 숱한 전현직 총리들이 역시 그랑제콜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이들 학교 졸업생은 장차 프랑스 사회에서 리더로 활약하게 된다는 점에서 합격 자체가 등용문이나 다름없다는 것.

형 호연 씨는 “철학 시험의 경우 ‘누구의 잘못인가’라는 막연한 주제로 자기만의 창의적인 생각을 전개하도록 하는 등 7개 과목의 시험 과정이 끝도 없이 느껴졌다”며 “영광에 걸맞은 책임감을 갖고 앞으로 프랑스 학생들과 경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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