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너무 뻔해 보이는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전에 국민의 관심과 열기가 부족해 자민당이 애를 태우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등장하던 당시와 비교할 때 이번 총재선거는 TV 시청률에서도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이즈미 후보가 입후보한 2001년 4월 9일 TV 아사히의 아침 시사프로그램 시청률은 7.9%. 그러나 이번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이 입후보한 9월 1일의 시청률은 4.7%에 불과했다. 각 방송사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도 2001년 총재선거 기간에는 이전 4주간에 비해 시청률이 올랐으나 올해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니혼 TV는 아예 총재선거 이틀 전인 18일 고이즈미 총리의 집권 기간을 회고하는 다큐멘터리 드라마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를 방영할 예정이기도 하다.
일본은 벌써부터 고이즈미 총리를 그리워하는 걸까.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TV 관계자들은 고이즈미 총리와 현 총재후보들의 ‘매력’ 차이를 든다.
“고이즈미는 ‘총리’라는 직함뿐 아니라 살아 있는 인간으로, 호기심을 끌 만한 정보가 넘쳐 났다. 아베 장관은 좋은 집안, 좋은 용모, 젊음 이외에는 화제를 자극할 만한 정보가 없다. 요는 인간미의 문제 아닐까.”(방송사 관계자)
니혼 TV의 한 PD는 “아베 장관은 고이즈미 총리보다 말은 길게 하지만 태도가 명확하지 않아 무엇을 전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일찌감치 ‘소화시합(消化試合·리그전 등에서 우승팀이 확정된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경기)’이라 불리던 이번 총재선거는 그렇다 치고, 10월로 다가온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고이즈미 극장’의 재현을 노리던 자민당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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