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피신한 천수이볜 “안물러난다”

  • 입력 2006년 9월 11일 03시 05분


천수이볜(陳水扁·사진) 대만 총통의 하야를 요구하는 연좌 시위에 사상 최고인 30만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고 홍콩의 원후이(文匯)보가 10일 보도했다.

미국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면서 반미 시위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립을 지킨 채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에 따르면 9일 오후 비가 간간이 내리는 가운데 타이베이(臺北) 대만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凱達格蘭) 도로에서 열린 천 총통의 퇴진 요구 시위에 처음으로 이같이 유례없는 인파가 참여했다. 경찰 측 추산 인원은 10만 명.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위 참여자가 20만 명이라고 전했다.

천 총통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스밍더(施明德) 전 민진당 주석을 앞세워 ‘100만 인민 반부패’ 운동본부가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주석과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주석도 참석해 천 총통의 퇴진을 요구했다.

스 전 주석은 “오늘부터 정식으로 천 총통의 하야를 위한 행동을 개시한다”며 “천 총통이 퇴진하지 않고 2008년 5월까지의 임기를 모두 마치려 한다면 천 총통은 총통부에 갇힌 범죄자가 되고 대만은 식물국가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운동본부는 집회 마지막 날로 예정한 15일 총통부를 에워싸고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천 총통은 이날 시위를 피해 고향인 타이난(臺南)으로 내려가 지지자들을 만났다.

그는 “분쟁의 원인은 일부 인사가 민주적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절대 물러서지 않고 대만의 자유민주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천 총통은 올해 5월부터 사위와 부인의 뇌물 수수 범죄 및 스캔들로 5개월째 퇴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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