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면서 반미 시위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립을 지킨 채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에 따르면 9일 오후 비가 간간이 내리는 가운데 타이베이(臺北) 대만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凱達格蘭) 도로에서 열린 천 총통의 퇴진 요구 시위에 처음으로 이같이 유례없는 인파가 참여했다. 경찰 측 추산 인원은 10만 명.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위 참여자가 20만 명이라고 전했다.
천 총통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스밍더(施明德) 전 민진당 주석을 앞세워 ‘100만 인민 반부패’ 운동본부가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주석과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주석도 참석해 천 총통의 퇴진을 요구했다.
스 전 주석은 “오늘부터 정식으로 천 총통의 하야를 위한 행동을 개시한다”며 “천 총통이 퇴진하지 않고 2008년 5월까지의 임기를 모두 마치려 한다면 천 총통은 총통부에 갇힌 범죄자가 되고 대만은 식물국가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총통은 이날 시위를 피해 고향인 타이난(臺南)으로 내려가 지지자들을 만났다.
그는 “분쟁의 원인은 일부 인사가 민주적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절대 물러서지 않고 대만의 자유민주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천 총통은 올해 5월부터 사위와 부인의 뇌물 수수 범죄 및 스캔들로 5개월째 퇴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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