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조선 연구에 대한 평가
서영수 단국대 교수의 발표초안에 따르면 헤이룽장(黑龍江) 성 사회과학원의 장비보(張碧波) 연구원이 지은 ‘기자와 기자조선연구’는 철저히 한국사의 독자성을 부정하고 중국사의 입장에서 고조선사를 체계화한 최초의 저작이다. 이 책은 “단군조선은 중국의 ‘산해경’ 등에 실린 ‘십일(十日)신화’를 본떠 만든 신화에 불과하며, 은상(殷商)의 후예인 기자가 세운 기자조선부터 역사적 실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고조선을 중국역사로 끌어가기 위해 중국사학계에서도 사료로 인정하지 않는 ‘산해경’과 ‘주역’ ‘시경’의 내용을 억지로 짜깁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발해 연구에 대한 평가
한규철(경성대 교수) 고구려연구회 회장은 ‘발해국사’ ‘발해사론’ ‘발해 이민통치와 귀속 연구’ 등 3편의 저작을 분석했다. 그는 발해가 말갈족의 나라라는 주장은 같으나 그 논지를 펴는 학자들이 발해사 전공자에서 요금사 전공자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발해는 속말갈이 세웠다는 신당서와 고려(고구려)별종이 세웠다는 구당서 등 당시 중국사서에 의존해야 해 한국 측에 불리하다는 것이 한 교수의 우려다. 그는 “‘말갈’이라는 명칭을 고구려 변방지대에 거주한 고구려인의 비칭(卑稱)으로 이해할 때 발해사가 온전히 한국사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고구려 옛 땅 민족사 연구에 대한 평가
명지대 김위현 명예교수는 조공·책공 여부로 예속관계를 단정 지은 ‘역대 왕조의 동북변방통치 연구’에 대해 “남북조 때 다섯 오랑캐가 세운 북조가 남조를 누르고, 금이 남송 고종을 책봉하고 조공을 받았지만 이를 예속관계로 설명하진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또 동북지구 한(漢)족을 ‘토박이’라고 주장한 ‘동북한족 연구사’에 대해 “동북에서의 한족인구도 시대에 따라 증감이 있었는데 언어, 습관, 산업 등 문화가 많이 달라 쉽게 융합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 근현대사 문제 연구에 대한 평가
박선영 포스텍(포항공대) 교수는 ‘청대 압록강 유역의 봉금과 개발연구’ 등을 분석했다. 이들 연구서는 압록강과 백두산, 두만강이라는 현재의 한중 국경선을 고착화하기 위해 명(明)조 중기부터 이 국경선이 확정됐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박 교수는 “특히 ‘국제법과 중-조 변경 논쟁 문제’는 ‘기자조선 등 5개 동북지방 정권이 모두 중국 중앙 황권 통치하의 지방정권이라는 것을 논증하여 이론적으로 갑오전쟁 전 중-조 관계 및 관련 변경 논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동북공정이 간도영유권을 직접 겨냥하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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