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론 당수는 이날 런던의 금융가 시티에서 은행가 등 여론주도층을 상대로 연설하면서 '부시의 푸들'로 불리는 블레어 총리의 외교노선에 처음으로 명백한 거리를 뒀다.
그는 연설도중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공중납치 한 비행기가 5년전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처음 들이받은 시간에 맞춰 청중들에게 묵념을 제안하고 함께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캐머론 당수는 연설에서 "9·11 테러 이후 테러리스트의 활동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전쟁과 혼란에 휩싸인 나라뿐만 아니라 영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에서도 오히려 증가했다"며 "우리는 네오콘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 네오콘의 강점을 가지면서 네오콘을 넘어서는 새 외교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윈스턴 처칠 등 전직 총리들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영국을 위해 발휘했던 외교적 기술이 블레어에게는 없다"며 보수당은 영국과 미국간 대서양 동맹의 열렬한 지지자이지만 그 관계가 노예적이길 원치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캐머론 당수는 2003년 당시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3년전에 일어난 일이 끝없이 계속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뉴욕타임스는 캐머론 당수의 발언이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이후의 백악관을 염두에 둔 입장조정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차기 총선은 2009년으로 예정돼 있다.
캐머론 당수는 10월 9일로 만 40세 생일을 맞는 '약관'의 나이이지만 보수당의 차기 총리 후보이며 유력한 영국 차기 총리 예정자로 꼽히고 있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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