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대기업 협력 뜨겁다

  • 입력 2006년 9월 12일 20시 16분


한국과 일본관계가 싸늘하게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양국 대기업간에 제휴를 맺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등한 위치에서 아시아시장을 공동 공략하거나 경영권 방어에 협력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등 과거의 일방적인 기술·자본제공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와 일본화물철도(JR화물)은 내년 1월부터 도쿄(東京)와 서울을 4일 만에 연결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육상은 두 회사의 철도망을 이용하고 해상은 하카타(博多)항과 부산항을 하루 한차례 왕복하는 컨테이너선을 통해 연결함으로써 수송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계획이다.

수송기간이 항공편에 비해서는 하루가 길지만 요금이 절반에 불과해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양사는 기대하고 있다.

또 신한은행과 산업은행은 이달 중 일본의 미즈호은행과 포괄적인 제휴를 맺기로 했다.

특히 미즈호은행은 신한은행을 거느린 신한금융지주회사에 100억 엔(약 800억 원)을 출자(지분 1%)하기로 했다. 일본의 대형은행이 한국 금융그룹에 출자하기는 처음이다.

세 은행은 제휴를 통해 구미 은행에 비해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투자은행업무 분야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한다는 계산이다.

미즈호은행은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기업의 70%와 거래하고 있어 신한은행과 산업은행으로서는 든든한 일본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은 세계 1위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로부터 아시아시장을 지키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로부터도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자본과 업무분야의 제휴를 심화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의 6위 제지업체인 호쿠에쓰제지는 최근 1위 업체인 오우지제지의 적대적 M&A 공세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한국 계성제지와의 제휴계획을 전격 발표하기도 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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