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이라크전 이전에 빈 라덴과 후세인 무관함 인지"

  • 입력 2006년 9월 15일 20시 04분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2002년 9월에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당시)과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알고 있었다고 워싱턴 포스트(WP)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주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된 한 보고서를 인용해 CIA가 후세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들 중 1명으로부터 이런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 내용을 공개한 팻 로버츠 의원 등 3명의 공화당 의원들에 따르면 CIA에 이런 정보를 제공한 이라크의 장관급 인사는 "이라크가 과거나 현재에 오사마 빈 라덴 혹은 알카에다와 접촉하지 않았으며 미래에도 그런 계획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나아가 "빈 라덴은 사실 이라크와 오랫동안 적대관계에 있었다"고 전했다.

의원들에 따르면 CIA는 당시 "새로운 정보를 하나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내용을 유관기관에 전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IA는 당시 이라크와 빈 라덴간 연계를 주장하던 부시 대통령과 주요 정책 결정자들의 판단과 상반되는 정보를 백악관이나 고위 정책결정자들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이 명백해 보인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하지만 의원들은 당시 같은 정보원으로부터 나온 다른 정보는 '경보' 차원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다른 고위 인사들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전달된 내용은 '후세인이 핵무기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비밀리에 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며 화학무기를 비축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의원들은 설명했다.

WP는 이 이라크 정보원은 당시 외무장관이던 나지 사브리였으며 CIA는 사브리가 2002년 9월 미국을 방문할 당시 믿을만한 중개자를 통해 이런 내용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직 CIA 고위관리들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브리의 말을 토대로 이라크의 무기 개발계획에 대한 보고서와 이라크와 빈 라덴과의 관계를 주제로 한 보고서가 각각 작성됐지만 뉴욕에서 보고서들을 CIA 고위층에 제출한 뒤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밝혔다.

폴 지미글리아노 CIA 대변인은 상원 보고서 내용에 대해 더 이상의 설명을 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의 정보 배부 결정 과정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CIA 내부에서 이런 보고서가 만들어진 이후인 2002년 9월 25일 부시 대통령은 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알카에다가 사담 후세인의 광기와 증오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능력의 연장선 위에 있으며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말할 때 알카에다와 후세인을 구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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